고마운 사람

On White Wind Wall

2020|한국|37분|극영화|전체 관람가

감독

이경호, 허지은

언어

한국어

자막

영어

※ 모든 상영작은 결제 후 12시간 동안 관람 가능합니다.


프로그램 노트

진아는 시민센터에서 영상 제작을 가르치는 강사이자 레즈비언이다. 그녀는 초보 강사이지만 수강생들의 신임을 얻고 있으며, 어머니에게 커밍아웃도 하고 퀴어문화축제 행사 준비에도 열심히 참여하는 만큼 동성애자로서의 자긍심도 가지고 있다. 첫 강의에서 고등학교 시절 담임교사 서인을 발견하고 옛 추억에 잠긴다. 그것은 성 정체성 자각의 기원을 찾는 회고이다. 진아는 당시 서인과 과학 교사가 보여주는 친밀성을 레즈비언 관계로 상상하며 소설을 썼다. 이것이 교사들 사이에서 문제가 되었지만 서인은 조용히 넘어갔다. 진아에게는 여러모로 고마운 사람이다. 그런데 다시 만난 서인은 그것이 진아가 아니라 자신과 자기 사랑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었음을 고백한다. 픽션에서조차도 성소수자로 가시화되는 건 위험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 수업 날, 일상을 기록한 영상 발표에서 한 수강생이 유튜브 채널에 올린 동영상을 튼다. 퀴어문화축제 현장을 촬영해 성소수자들이 지옥불에 떨어질 거라는 노골적인 동성애 혐오를 드러낸 영상이다. 자신이 가르친 영상 제작 기술이 혐오의 확대 재생산에 기여하게 된 것이다. 그 영상의 엔딩 크레디트 고마운 사람 명단에 ‘멋쟁이 강사님 이진아’라는 자막이 올라간다. 그녀의 동성애자로서의 삶이 부정되는 동시에, 교사로서의 재능과 능력을 인정받는 분열이 일어난다. 불현듯 출몰하는 일상 속 성소수자 혐오는 아무리 사회에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더라도 그들을 애써 타자로 분리해 낸다. 비가시화와 혐오 사이에 갇힌 채 절반의 삶만을 인정받을 수밖에 없는 성소수자들은 완전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며 심리적 디아스포라로서 부유한다. (김경태)

감독

이경호, 허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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