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겨울 아침, 잘못 도착한 항공 편지를 들고 이영희와 최연희는 선배의 결혼식으로 출발한다. 집에서는 구박덩어리에 말도 걸음도 어딘가 한 박자 느려 보이는 영희와 특유의 낭랑한 목소리로 쏟아내는 속사포 대사가 특기인 연희는 언뜻 보기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모습이지만, 실상은 아주 오래된 친구 사이다. 처음부터 버스를 타는 대신, 구불거리는 골목길을 택한 둘은 예식장으로 향하는 내내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지만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꺼내놓지 않는 것도 같다.
그렇게 당도한 결혼식장. 한바탕의 요란한 잔치가 끝난 후 돌아오는 길, 두 친구의 ‘진짜 대화’가 비로소 시작된다. 말이 필요 없는 말 많은 관계의 위로의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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