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드피쉬

Mudfish

2022|한국, 미국|25분|극영화|12세 관람가

감독

이다현

언어

한국어, 영어

자막

한국어, 영어

※ 모든 상영작은 결제 후 12시간 동안 관람 가능합니다.


프로그램 노트

일곱 살 솔은 미국에서 살다 한국에 들어왔다. 한국어를 하지 못하는 솔은 어찌된 영문인지 아버지와 함께 살지 못하고 고모 집에서 지낸다. 갑자기 온 한국은 덥고 할 일도 없는데 엄마는 신경이 곤두서 있고 고모 앞에서 쩔쩔 맨다. 솔은 사촌 누나가 키우는 물고기를 만져보고 싶지만 사촌 누나는 만지지 말라며 자기 방에 숨겨둔다. 엄마의 뒷모습에서 시작해 솔의 정면 쇼트에서 끝나는 영화는 영어로 말하고 한국어로 듣는 솔의 시점으로 어디에도 정주하지 못한 아이의 감정을 관찰적인 시선으로 담아낸다. 솔의 눈에는 지나치게 친절한 고모도, ‘돈터치’를 말하는 사촌 누나도, 전전긍긍하는 엄마도, 잠시 얼굴만 보고 사라지는 아버지도 모두 말하는 바와 행동하는 바가 다르다. 원치 않지만 디아스포라의 삶에 들어선 솔은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지도 또 적응하지도 못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없다. 불편한데 불편하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채 ‘적응’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솔 역시 필요에 따라 한국어를 알아들으면서도 못 알아듣는 척하면서 이 모든 상황에 거리 두기를 한다. 영화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부유하는 자의 시선과 감정을 담는다. 영어를 사용하고 한국어를 듣는 솔을 비롯해, 떨어져 주변 신세를 지며 살아야 하는 가족, 갑자기 들어온 삼촌 가족으로 방을 내준 사춘기 소녀까지, 누구도 나쁘지 않은데 모두가 불편한 이 상황에서 영화는 그런 그들을 미꾸라지(머드피쉬) 에피소드로 모아낸다. 흙에서 사는 물고기, 머드피쉬는 영화에서 여기저기 치이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문제의 근원이 된다. 짧은 단편이지만 장면 속 인물의 심리와 상황을 표현한 상징과 은유가 가득하다. 영화는 내가 나로 있을 수 있는 조건에 대해 생각하면서 동시에 유년 시절 바라본 어른의 세상 속에서 나의 불안한 자리를 연상하게 한다. (이승민)

감독

이다현

제10회 디아스포라영화제 온라인 상영작 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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