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의 노래-오키나와의 증언> (1991)에서는 전작 <또 하나의 히로시마-아리랑의 노래>에 이어 황민화 교육의 강제 속에서 변해간 조선인의 한을 다루고 있다. 종군 위안부 문제는 단지 성폭력 문제로 국한되지 않으며, 천황제를 내면화한 남자들과 여자들의 문제로 본다. 영화 <아리랑의 노래>를 보고 종군 위안부와 관련이 있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종군 위안부 시스템은 국가폭력에 의한 일상적인 강간, 윤간을 의미한다. 이들은 '매춘'을 한 것이 아니며, 천황의 군대에 의한 성폭력의 일방적인 피해자였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천황제가 무엇인지 묻는 것이 중요하다. 전쟁 중 군은 위안소를 관리하여 병사들의 전투력을 유지하려 했고, 살벌한 전장에서 돌아온 남자 병사들이 위안소에 몰려들었다. 병사들의 성도 군의 관리 하에 있었으며, 이는 그들의 삶도 빼앗긴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