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교수의 교비 횡령과 학점 특혜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써 고소를 당한 혜리는 민영을 만나기 위해 동아리 방으로 향한다. 박 교수가 혜리만 고소했다는 사실을 모른 채 그저 해맑은 민영은 동아리에 새로 들어온 지현에게 대자보 쓰는 법을 가르쳐주기 바쁘다. 그런 민영과 지현을 보며 혜리는 갈등에 빠진다.
진실을 말하고 싶지만 거대한 힘 앞에 때론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청춘의 얼굴을 탁월하게 그려낸 작품. 흑백 화면을 배경으로 배우들의 눈빛과 표정에 집중하는 카메라는 캐릭터의 심리를 생생히 전달하고, 특히 혜리를 집요하게 좇으며 그의 불안한 내면과 쉽게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의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윤혜리, 이민영 배우의 탄탄한 연기 앙상블이 빛을 발하고, 곽은미 감독의 선 굵은 연출이 그에 힘을 더한다.
2015년 한국영화아카데미 영화연출을 졸업했다. 단편영화 <열정의 끝>(2015)은 전주국제영화제, 미쟝센단편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에서 상영되었으며 여성인권영화제에서 ‘피움 관객상’과 2016년 International Film Festival Etiuda&Anima(Krakow/Poland) Etiuda경쟁부문에서 ‘심사위원 명예언급상(Honorable Mention of jury)’을 수상하였다. 이밖에 연출작으로는 단편영화 <서정의 상실>(2015),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제작지원작인 <첫 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