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란희는 화가 난 채 퇴근한다. 친구 선준의 애인 세희가 회사 차에 토를 하고 사라진 것. 선준을 만나기로 한 술집에서 란희는 과거 자신이 말아먹었던 영화 주인공이었던 싱싱을 만나게 된다. 그렇게 모두에게 불편한 술자리는 시작되는데….
영화제 뒤풀이가 진행될 술집. 아직 도착하지 않은 다른 사람들. 애매하게 신경을 건드리는 말들과 겉핥기식으로 진행되는 대화. 자신의 이야기를 숨긴 채 서로에게 듣고 싶은 말만 물어보는 사람들. 언성은 자꾸만 높아지지만 어쨌든 대화는 진행된다. 내 맞은편에 앉아 맥주를 마시는 저 인물이 전혀 달갑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싫어할 수도 없게 만드는 미묘한 힘이 흑백의 화면을 통해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