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이 망하고 윤경의 집에 마지막으로 남은 희망은 제주도 애조로변에 있는 땅이다. 아빠는 빚을 내어 애조로변에 지은 건물에 휴게소를 차리면 집안을 다시 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다. 아빠의 계속된 사업 실패에 엄마는 불안하기만 하고, 윤경 역시 두렵지만 아빠가 그토록 휴게소에 집착하는 이유를 알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20대와 50대, 삶의 불확실성 앞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내일이 두렵기는 모두가 마찬가지, 똑같은 크기의 불안과 걱정을 안은 채 윤경은 아빠와 엄마를, 아빠와 엄마는 윤경을 바라본다. 이 길이 맞는지 확신할 수 없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이 도로가 뻥 뚫려버릴 거라 기대하며 은경과 엄마, 아빠는 같은 길을 걸어간다.
아름다움, 일탈, 환상의 공간이 아닌 ‘삶의 공간’으로서의 제주 섬을 담아낸 이야기와 윤경을 연기하는 이태경 배우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