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꿈꿔왔던 회사로부터 일방적인 입사취소 통보를 받은 수진. 다시 한순간에 취업준비생이 되어버린 그는 첫 출근을 위해 준비했던 정장을 환불받기로 마음먹는다.
정장을 환불받는 것 말고도 수진에겐 되돌려야 할 것들이 많다. 그만뒀던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다시 시작해야 하고, 스터디 팀원들에게 줬던 교재들을 돌려받아야 한다. 왜 다시 아르바이트를 하냐는 점장의 무심한 질문과 스터디 팀원들의 싸늘한 눈총이 마음에 생채기를 내며 쿡쿡 박혀대지만 수진은 애써 무시한다.
그러나 해소되지 않는 물음들과 터져 나오는 분노에 수진은 결국 회사를 찾아가지만 “일방적인 입사취소는 부당 해고와 같다”는 수진의 목소리는 쉽게 묵살당한다. 단순 환불에도 규정이 존재하는데, 우리의 노력은 어쩜 이리도 쉽게 환불 당할 수 있는가. 무한 경쟁 사회에서 기업의 폭력적인 무책임까지 감당하며 버텨야 하는 취업준비생의 ‘지금’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