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시어머니가 치매라는 사실을 알지만 남편에게 말하지 못한다. 예지는 엄마 현정이 담배 피는 모습을 목격하지만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못한다. 현정이 연극 연습을 다니며 지겨운 일상을 벗어나는 동안 예지는 집에서 엄마의 담배를 발견한다. 학원에 가져가 친구 혜연에게 보여주다 선생님에게 걸린 예지는 아빠에게 혼나고, 현정은 남편 앞에서 그 담배가 자신의 것이라 말하지 못한다. 마음이 복잡해진 예지는 할머니를 찾아가지만 엉뚱한 질문만 던진다. 그리고 현정의 연극 공연 당일, 할머니가 갑자기 사라진다.
가족 내에서 여성들은 아내, 엄마, 딸로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침묵하고 또 참아왔을까? 이름을 잃고 역할로서만 불려왔던 그들을 떠올려본다. 가족 안의 여성들에게 원래 이름을 돌려주고 싶다는 감독의 말처럼, 이제는 여성들이 이름을 되찾고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바라게 되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