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숨어 살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나는 더 이상 없는 사람으로 취급되기 싫었다.”
김도현은 FTM 트랜스젠더이다. <있는 존재>는 그가 자신을 트랜스젠더로 정체화하고 그것을 알리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은 성소수자의 존재를 지우거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그 존재를 아예 모른 채 살아가기도 한다. 그런 이들에게 김도현은 카메라 앞에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드러내며 시종일관 이야기한다. 성소수자는 ‘있는’ 존재라고.
박시우 감독은 연출의도를 통해 “모든 장소에 성소수자는 존재하고 있다”며 “그들의 존재를 ‘인식’하게 하고 싶었다”고 밝히고 있다. 내가 나의 모습으로 여기에 존재한다는 것, 그 말의 깊이와 무게를 고스란히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