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서와 유진은 연인 사이다. 취업준비로 바쁜 현서는 속없이 귀찮게 구는 유진을 조금씩 밀어내고, 헤어짐은 잔인하게 서서히 진행된다. 유진은 현서의 마음을 돌려보기 위해 애쓰지만, 이미 그 유효가 다한 것을 되돌리기란 쉽지 않다.
설레는 만남과 다정한 추억,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별의 시간과 또 다른 시작으로 이어지는 ‘보통’의 연애에 대한 이야기. 많은 퀴어 서사에서 등장하는 외부의 시선, 그로 인한 갈등을 모두 배재한 채 진행되는 이야기는 오롯이 현서와 유진의 만남과 헤어짐, 그 감정 자체에만 집중한다.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나 사회적 차별 때문에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보통의 연인들처럼 평범한 이유로 관계를 잃어가고, 다시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다”는 감독의 연출의도가 고스란히 살아난 결과일 것.
아마 앞으로도 현서와 유진은 몇 번의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게 되겠지만, 각자의 소중한 기억들을 잘 보듬으며 새로이 찾아올 관계를 두려워 말고 씩씩하게 걸어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