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해경의 집 앞으로 홍이 찾아온다. 둘은 함께 발레를 하던 옛 연인. 교통사고 후 발레도 서로의 관계도 모두 끊은 채, 서로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오고 있던 중이었다. 게다가 홍은 임신한 상태. 자신이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며 숨겨달라고 막무가내다. 해경은 마지못해 홍을 받아들이지만, 점차 자신의 일상을 헝클어트리는 홍의 존재가 부담스러워진다. 한 때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사랑이자 꿈이었던 존재가 오랜 시간을 지나, 다시 만나 충돌하는 과정까지를 보여준다. ‘잊고 살았다’, ‘지난 일이다’라고 하지만, 몸에 남은 상처나 마음 어딘가에 박혀있는 부서진 감정의 잔해 같은 것들은 숨길 수 없는 법. 해경과 홍의 재회는 또 어떤 시간을 향해 흘러가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