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이사하는 줄 알고 엄마를 따라나섰다 낯선 집에 홀로 맡겨진 민우. 원래 살던 집에서 짐도 채 모두 챙겨 나오지 못했는데 그 집은 어떻게 되는지, 엄마는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는 것인지 아무것도 알지 못해 답답하기만 하다. 엄마에게, 따로 사는 오빠를 찾아가 물어도 누구 하나 속 시원한 답을 주지 않고 '애들은 몰라도 된다'고 말할 뿐이다. 민우는 마치 '술래'가 된 심정으로 불안과 당황을 온몸과 마음에 채워 넣은 채 추운 밤길을 방황한다.
민우의 엄마와 오빠, 그리고 민우가 신세를 지게 된 엄마 친구에 이르기까지, 모든 등장인물의 내밀한 속사정이 일일이 소개되지는 않지만, 배우들의 눈빛과 몸짓, 대사 하나하나에 '알 것만 같은 사연'들이 스며 나온다. 특히 복잡미묘한 민우의 감정을 인상적으로 표현해낸 우연 배우의 연기가 무척 인상적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