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복학해 학교로 돌아온 선아는 신 교수의 껄끄러운 부탁을 받고 페미니즘 동아리방을 찾아간다. 왜인지 주눅이 든 듯 의기소침해 보이는 선아. 눈치를 보며 동아리방 근처를 서성이다 동아리 일원이자 과 선배인 민주를 마주친다.
동아리에서는 교내 성폭력 가해자 백 교수를 규탄하기 위해 탄원서 모으기에 한창이고, 백 교수로부터 피해를 입은 ‘해미’들의 증언이 담긴 글을 공개하려 한다. 그중에서도 당시 상황을 가장 잘 기억하고 있는 아홉 번째 해미를 찾아 백 교수의 거짓을 밝히고자 하는데….
“이제 나는 당신이 부르는 해미가 아니라 내 스스로 당신을 찾아 깨부수는 해미가 되려 한다.” 사라진 해미들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했다는 감독들은 무너진 자신을 다시 세운 해미들에게 굳고도 단단한 연대의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는 ‘중립’을 논하는 이들이 실제로는 어디를 향해 기울어져 있는지 보여주고, 벽을 뚫고 나온 진실이 ‘그들’의 세계를 결국엔 무너뜨릴 것임을 한 글자 한 글자 또렷하게 힘주어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