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정연은 휴직한 사실을 숨긴 채 자신이 일하던 레스토랑에서 가족 모임을 하게 된다. 은근히 정연의 일, 서비스직을 무시하는 가족들의 태도에 화가 난 정연은 아빠로부터 ‘일 같지도 않은 일’ 그만 두고 자신의 회사에서 일을 배우라는 제안을 받는다.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여성을 무시하고 한결같은 미소와 친절한 태도를 요구하는 가족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정연의 새언니에게 육아에 전념하기를 원하는 태도로 이어진다. 똑같이 노동하는 존재지만, 남성에게는 당연한 것도 대단한 것이 되고 여성은 찰나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 사회를 가족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오늘의 자리>, <신기록>, <해미를 찾아서> 등 동시대 여성의 현실을 가장 잘 포착해내고 있는 감독 허지은의 첫 연출작. 조금은 투박해보이지만 이후에 그가 펼쳐나갈 이야기의 단초를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