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운영하는 작은 목욕탕에서 자신의 이상형을 발견한 어린 소녀 소정. 무언가에 끌린 듯 종일 그녀만을 기다리게 된다. 습기 가득한 텅 빈 목욕탕, 똑-하고 물 한 방울 떨어지는 소리, 꿀꺽- 침 삼키는 소리까지 확성기라도 댄 양, 왕왕-하고 크게 울리는 그 후끈한 공간에서 소정의 눈과 귀는 오로지 한 사람만을 향해 있다.
호기심? 동경? 두근거림의 정체가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는 없지만, 볼이 발갛게 상기된 소정은 오늘도 흰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며 그녀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