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날. 시각 장애인 해담은 고장 난 선풍기를 고치기 위해 수리기사를 부른다. 수리기사가 선풍기를 고치고 떠나자, 만취한 여자가 들이닥친다.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도저히 알 길이 없는 해담. 잠이 든 여자를 흔들어 깨워 내보내긴 했지만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저 고장 난 선풍기를 고치고 싶었을 뿐인 해담, 그의 하루는 어떻게 끝이 날까?
누구나 그러하듯 해담 역시 자신만의 규칙과 방식대로 스스로의 일상을 꾸려가고 있다. 제 자리에 놓인 컵과 가방 같은 것들이 바로 해담의 소중한 일상인 것이다. 요청하지도 않은 도움은 오히려 그의 일상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만 할 뿐이라는 것을, 해담의 하루를 통해 자연스럽게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