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닥다닥한 집들이 붙어 있는 다가구주택으로 이사를 하게 된 취업준비생 종석. 이사를 한 첫날, 그 집이 '우리집'이라 주장하는 어린 남매를 만나게 된다. 설상가상 아이들의 엄마는 연락조차 닿지 않는다. 그렇게 시작된 종석과 남매의 이상한 동거.
면접 준비만으로도 초조하고 불안한 종석으로서는 지금 이 상황이 무척이나 난감한 것이 사실이지만, 차마 아이들에게 '엄마의 전화기가 꺼져있다'라는 말을 해줄 수 없어, 함께 라면을 끓여 먹고, 비 오는 날 우산을 받쳐 들고 마중을 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 법. 셋의 이러한 동거는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다. 스스로 자기소개서에 밝히고 있듯 '책임감이 강하고 긍정적인 사람'인 종석은 언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우리라 하기에는 어색한 너와 나 사이, 그 알 수 없는 미안함에 대하여."
감독이 밝힌 연출 의도와 같이 <우리집>은 서툴고 복잡한 마음에 대한 영화다. 낡은 집을 위태롭게 떠도는 감정들이 배우들의 발군의 연기, 그리고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만나, 마음속을 깊게 파고든다. 특히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난 뒤 등장하는 장면을 놓치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