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속, 헤이그에 있는 감독은 한국에 있는 동생에게 편지를 쓴다. 삼분할 된 화면 위에 다양한 푸티지들이 재생되는 동안, 감독은 자신과 친구들에 대한 걱정, 동생과 자신의 다름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동생의 안녕에 대한 바람 등을 꾹꾹 눌러 담는다. 그리고 이 오토 픽션 다큐멘터리는 '몸과 성별'을 두고 이어져온 오랜 정치, 국가적·개인적 감시와 연결되고, 나아가 서울의 퀴어 커뮤니티와, 유럽 아시아계 커뮤니티의 낙인화와 폭력에 기여하는 과정의 탐구로까지 이어진다.
먼 나라에서 당도한 이 '이상한 편지'는 모두가 정신없이 통과한, 아니 통과하고 있는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시간과 공간을 새삼 마주하여 바라보게 함으로써, 우리가 발딛고 있는 세계라는 것을 생각하고 느끼게 만든다.
2021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상영되었으며, 아시아단편경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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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퍼플레이를 통한 공동체 상영 신청이 가능합니다. 공동체 상영이란, 관객이 직접 상영회를 기획하여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상영·관람 활동을 모색해나가는 대안적인 상영방식입니다. 극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제한된 상영문화의 극복을 시도하고, 문화의 혜택으로부터 소외된 지역이나 일부 계층들에게도 영상매체에 대한 접근의 확대도 가능하게 합니다. 나아가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있는 영화의 상영을 통해 문제의식을 사회적으로 환기시키고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