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리는 오랫동안 사귄 남자친구 훈과 바람을 피운 수아를 찾아가는데, 혜리를 본 수아는 그에게 첫눈에 반한다. 자신이 훈의 여자친구라며 날카롭게 따지는 혜리에게 수아는 연신 사과하고, 그런 수아를 보며 혜리는 마음을 누그러뜨린다.
얼결에 갖게 된 술자리, 예상치 못한 수아의 키스에 혜리는 당황하면서도 요동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한다. 혼란스러움으로 머리는 뒤죽박죽이지만 수아에게 끌리는 감정만큼은 확실하다. 어느덧 남자친구보다 수아와 함께할 때 더 큰 즐거움을 느끼는 혜리. 둘의 관계는 점차 알 수 없는 방향으로 내달린다.
남자친구의 바람 상대와 사랑에 빠지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이건 말도 안 되는 일 아냐…?’라는 생각이 들려는 찰나, 혜리와 수아가 보여주는 사랑은 그런 의심 따위 싹 달아나게 만든다. 누군가에게는 ‘사랑’에 대한 의문을, 또 누군가에게는 ‘그래, 이것도 사랑이지’라는 확신을 안겨주는 작품. 원진아, 채서진 배우가 지닌 각기 다른 색깔의 매력과 최은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이 어우러져 관객의 마음을 서서히 빼앗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