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 버려진 빈 수조에 정체모를 물고기가 나타나며 평소 옥상을 이용하던 세 사람 무화,이와,굄의 이야기가 각자의 시점으로 펼쳐진다.
이 셋은 모두 사람이 없는 장소에서 홀로 시간을 보낸다는 점, 그리고 한편으로는 어딘가에 '갇혀'있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이들이 하나의 관심사로 연결되는 계기는 흥미롭게도 수조에 '갇힌' 물고기다. 바로 그 순간 이들의 미묘한 엇갈림이 시작되는데, 같은 것을 보고 누구는 놀라움을, 누구는 당황스러움을, 또다른 누구는 희망을 외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독특한 형식으로 분절되듯 이어져가는 무화, 이와, 굄의 이야기를 통해 감독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은 어쩌면 기적'일 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리고 각자의 방식으로 '수조 속 물고기'를 그리는 이들의 마지막 모습을 보며 '정말로 그러할지도 모른다'고 끄덕거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