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에 갇혀 원인 모를 소음과 공포에 시달리던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고 있는 정신장애인 조현병 당사자 ‘고유한 선’과 ‘바이올렛 제이’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이 둘은 각자의 방법과 속도에 맞추어 이 세계 안을 헤엄치고 있었다. 각각의 음으로 표류하던 우리의 이야기는 서로 만나 하나의 선율로 완성된다.
환청이나 환각과 같이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증상을 애니메이션이라는 형식을 빌어 표현해낸 작품. 이것이 단순히 시청각적 재현에만 머물지 않고 더 큰 울림을 주는 것은 감독 스스로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서로 적극적으로 교감하는 노력이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용기를 내어 소리를 내기 시작한 그 선율에, 영화를 보는 이들의 목소리를 더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