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코치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은 후 미대로 강제 전과를 당한 체대생 장미. 졸업전시회를 위해 빨간 벨벳 끈 끝에 단검이 달린 작품을 기획한다. 담당교수는 작품이 위협적이라며 전시를 만류하지만 장미는 뜻을 굽히지 않는다.
순간순간 그때의 일이 장미를 괴롭히고, 때문에 장미는 외부와의 관계를 단절하고 홀로 고통을 견뎌낸다. 드디어 다가온 전시회 당일, 장미는 조교 연화를 향한 성폭력의 고리들을 포착하고, 그것들을 끊어내기 위해 벨벳 끈 끝에 달려있던 단검을 손에 쥔다.
영화는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 그리고 여성들이 일상에서 겪는 위협들을 다양한 장치들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드러낸다. 하지만 그 추악함을 고발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성 스스로 그 악순환을 끊어내고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