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비가 두 달째 밀린 어느 무더운 여름날, 연희는 돈을 받기 위해 아버지의 노래방으로 향한다. 아버지의 노래방, 그곳은 연희에게 지금 당장 벗어날 수 없는 아버지의 공간이자 아버지의 가난을 확인하는 공간. 동시에 연희가 무더운 여름의 햇빛을 피해 독서실 대신 유일하게 택할 수 있는 공간이자 조명과 음악 아래 춤출 수 있는 탈출구가 되기도 한다.
아버지를 바라보는 연희의 내면을 함축적으로 표현해낸 연출과 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인 작품. 김유라 감독은 “피하고 싶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곳에 대한 이야기”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유년기를 보내며 피할 수도, 벗어날 수도 없는 ‘집’이란 공간에서 마주하는 어떠한 성장의 순간을 포착하며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