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엄마와 둘이 살아온 해랑은 졸업을 앞둔 프로덕션 디자인 전공생이다. 졸업 사진을 찍고 돌아온 날, 엄마가 퇴사를 하게 되면서 해랑은 갑작스러운 ‘독립’을 통보받는다. 처음으로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게 된 해랑은 한 번도 의심해 본 적 없는 자신의 꿈에 대해 갈등하게 될 사건들을 마주하게 된다.
낙관적인 영화 같지만 그 속에 담긴 고민은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 누구라도 공감할 만한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혼자만의 힘으로 먹고사는 것’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하는 이 고민을 영화는 사뭇 해맑은 분위기로 풀어낸다. 독립을 앞두고 단거리 달리기인 듯 바쁘게 달리던 해랑은 영화가 끝날 때쯤 조금 더 긴 호흡으로 달리는 법을 배운 것 같아 보인다.
허지예 감독은 영화를 만드는 내내 또래들에게서 얻은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많은 위로가 되었다고 밝혔다. 엄마, 해랑 그리고 친구 은아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독립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인물들로 전하는 허지예 감독의 위로가 많은 관객에게 닿기를 바란다. 더불어 해랑 역의 이태경 배우를 그동안 단편영화에서 주로 접했다면, 이 영화를 통해 긴 호흡의 영화에서도 특유의 분위기로 극을 이끌어가는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