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얼마되지 않은 5개월 차 임신부 은정. 은정에게 임신축하예배를 해주러 시어머니와 교회의 신도들, 부목사 등 많은 손님들이 그의 집으로 찾아오게 된다.
분명 임신한 은정을 도와주고 축하해주러 온 손님들이라는데, 그들이 축하를 건네는 것은 은정이 아니라 그의 ‘임신’만인 듯하다. 뿐만 아니라 손님들이 기다리는 것은 아직 도착하지 못한 남편과 목사이고, 은정의 뱃속에 있는 존재는 태어나기도 전에 아들인지 딸인지에 따라 들어야 하는 이야기들이 달라진다. ‘하나님의 자식은 다 똑같다’고 하면서도 은정의 일은 하찮은 것이고, 은정은 그저 ‘남편의 아침’을 챙겨줘야 하는 존재인듯 대하는 손님들 사이에서 은정은 무언가 불편하지만 입을 다물고 있을 수밖에 없다.
임신축하예배를 준비하고 손님을 맞이하는 은정과 시어머니의 하루를 통해 가부장제와 비이성적인 신앙의 민낯을 동시에 그려내며 미묘한 긴장 관계를 그려낸 감독의 연출력이 인상적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