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독실한 기독교 신자 박씨. 열쇠가 없던 그는 담을 넘어 집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그런데 하필 그때 배가 싸르르 아파오고, 박씨는 담에 기댄 채 낑낑댄다. 그걸 본 아들 친구 영배가 대신 담을 넘어 문을 열어준다.
박씨는 문을 열어준 영배를 위해 주스와 과자를 내오고 볶음밥을 해준다. 그런데 밥을 먹던 영배가 자신이 겪은 ‘경험담’을 말하기 시작하고, 이야기의 향방은 점차 알 수 없는 곳으로 흐른다. 영배의 ‘고백’으로 혼란에 휩싸인 박씨는 아들 요셉의 비밀까지 알게 되며 더욱 마음이 심란해지는데….
믿음이란 얼마나 깨지기 쉬운가. <고백>은 박씨와 영배의 우연한 만남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일련의 상황 속에서 점점 무너지는 ‘믿음’의 얄팍한 두께를 보여준다. <수성못> 유지영 감독의 초기 단편으로, 블랙코미디의 매력과 배우들의 연기가 조화를 이루며 다채로운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영화에 깜짝 등장하는 감독을 발견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