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동 우시장 정육점집 정희는 얼굴에 멍이 가실 날이 없다. 도박에 빠진 남편 성칠이 걸핏하면 돈을 내놓으라며 폭력을 휘두르기 때문이다. 정희를 불쌍히 여긴 우시장 이웃 여자들은 성칠을 피해 도망 오는 정희를 숨겨주며 고기를 먹고 힘을 기르기를 권한다.
정육점집을 하면서도 고기를 먹지 못했던 정희는, TV에서 암사자들이 사냥하는 모습을 보고 난 뒤부터 고기를 먹어보려 애쓴다. 그러던 어느 날, 여지없이 무자비한 폭행을 일삼는 성칠에게 정희는 드디어 반격을 시도한다.
“폭력은 폭력을 행사한 자에게 반드시 돌아오게 돼있다”고 연출 의도를 밝힌 홍재희 감독은 질문한다. “이들은 희생자인가? 살인자인가? 생존자인가?” 누구에게 감정을 이입하느냐에 따라 정희와 이웃 여자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나뉠 것이다. 분노와 절망을 부르는 사건들이 이어지는 현실과 견주어볼 때, 통쾌한 대리 만족을 선사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