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설렘을 주는 기차. 그곳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설렘보단 아픔이 더 많다. 일할 사람이 부족해 대부분의 여성들이 야간 일을 한다. 그 결과 임신한 여성중 50%에 가까운 여성들이 유산을 경험했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기가 너무 힘든 조건이다. 우리에게 편안함과 기쁨을 주는 기적소리 뒤에서 울고 있는 철도여성노동자들.
박정숙 감독의 <소금 - 철도여성노동자 이야기>은 승무원, 수송 업무, 기관차 점검 업무 등 철도 산업 곳곳을 책임지고 있는 여성노동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항상 우리 곁에서 땀 흘리고 있지만 그 존재의 중요성을 망각 당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화가 담아내고 있는 풍경은 퍽 과거의 것 같아 보이지만, 철도여성노동자들이 겪은 현실을 들어보면 지금의 여성노동자들이 겪는 것과 크게 다를바 없어 보인다.
한 인터뷰이가 말하듯, 채용할 당시에는 “여성”이기 때문에 결혼, 임신, 육아 등을 당연시하는 것과 달리 막상 채용이 되고 나서는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 최소한의 배려 조차 존재하지 않고 여성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한다. 철도산업 현장의 여성들의 목소리를 생생히 담아낸 이 다큐의 생명력이 약 2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다. 하지만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여성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한 투쟁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중한 다큐멘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