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서 온 샬롯과 이야기하던 나(감독)는 우리 둘이 87년에 태어나 13살이 되던 해 초경을 겪었으면서도 한 명은 탐폰을, 한 명은 생리대를 썼다는 사실에 호기심을 느껴 ‘피 흘리는 여자들의 역사’를 쫓기 시작한다. 그렇게 나는 우리 주변의 피 흘리는 여자들은 물론 종교학자, 여성학자, 시민운동가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우리에 피에 관한 인터뷰를 시작한다. 피 흘리는 여자들의 이야기는 나뭇잎이나 토끼의 가죽으로 흐르는 피를 막던 옛날 옛적에서부터 시민으로서 누려야 마땅한 ‘월경권’은 무엇인지에 관한 질문까지 이어진다.
김보람 감독은 연출의도를 이렇게 밝혔다. “내 몸에서 흐르는 피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지난 15년을 되돌아 보며, 앞으로 남은 또다른 15년의 피흘림에 대한 새로운 상상을 하며 이 영화를 만들었다.” 지금껏 만나본 적이 없는 ‘생리’에 대한 역사, ‘생리’를 말하는 여성들의 목소리. 세대와 지역, 언어와 시대를 넘나들며 이어지는 ‘생리’ 이야기는 여성의 몸에 대한 논의로 확장되며 우리의 몸을 다시금 바라보게 한다. <피의 연대기>만이 담아낼 수 있었던 수많은 인터뷰이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애니메이션과 모션그래픽 등으로 다채로움을 더한 영화 속 이미지는 자연스레 새겨진 검붉은 생리혈에 대한 혐오에 정면으로 맞선다. 한 달에 한 번 피 흘리는 우리들에게 짜릿한 쾌감을 줄 다큐멘터리!
🏆
제6회 들꽃영화상 민들레상 수상 <피의 연대기> (2019, 대한민국) 제19회 여성영화인상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 <피의 연대기> (2018, 대한민국)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 시선상 수상 <피의 연대기> (2017. 대한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