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보내달라는 엄마의 전화를 받은 우울한 퇴근길, 명진은 치마에 생리혈이 묻은 여자를 스치듯 만난다. 다음날, 설상가상으로 집주인은 보증금을 올리겠다 선언하고, 명진은 급하게 집을 구하러 다니기 시작한다. 가진 돈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방세에 절망해갈 즈음, 거짓말처럼 나타난 놀랍도록 저렴한 방! 이삿짐을 정리하며 환하게 웃는 명진이 말한다. “귀신이 나온대도 이 집에 살 거야!” ‘혼자’ ‘사는’ ‘여성’을 공기처럼 휘감고 있는 불안의 기운들. 정말이지 ‘남 일’ 같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