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세대 페미니즘 작가인 윤석남 선생은 2000년부터 2003년 사이에 드로잉 160여 점을 작업했는데 거기에는 일기 혹은 시와도 같은 노트가 함께 적혀있다. 그중 작가 내면의 목소리와 여성으로서의 삶이 공명하는 14편을 골라 내레이션을 구성했고, 선생님의 작업실을 기록한 사진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비디오를 재촬영하는 제너레이션 작업을 할 경우, 그 원본의 결을 점점 잃어 이미지가 변질된다. 이것은 기억이 시간을 거쳐 변화하는 것과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