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학생이 화장실에서 아기를 낳는다. 아이는 공사장에 버려지고 고아원에 입양되어진다. 새로운 엄마를 만난 아이는 마음을 열고 행복해지려한다. 그러나 엄마에게 친자식이 생긴 이후 트라우마는 더욱 심해지고 또 다시 버려질 것이라는 생각에 아이는 거대한 벌레로 변해버린다.
흑백의 화면을 기어다니는 벌레들. 그 벌레는 이제 갓 세상에 나온 아이의 온 몸을 뒤덮는다. 버림 받은 이의 현실일 수도, 상상일 수도 있는 그 벌레는 아주 오랜 시간 아이의 머리 속을 휘젓는다. 감독은 ‘버려진 아이’의 상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연출의도를 통해 밝혔다. 결국 자신이 벌레와 같은 존재가 아닌지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드는 어린 시절의 상처. 자신을 긍정하지 못하는 이의 자기 인식을 표현하는 흑백의 그로테스크한 이미지가 인상적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