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오래된 괘종 시계가 고장난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괘종 시계를 고치기 위해 시내 시계방으로의 멀고 낯선 여정을 떠난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너무 오래 되어서 고칠 수 없다’는 것뿐. 시계는 이미 그 기능을 다 했지만, 할머니는 결국 집에 돌아와 고장난 시계를 다시 벽에 건다.
할머니의 집에는 괘종 시계 말고도 오래된 물건들이 가득하다. 이미 빛이 바래버린 라디오, 안경, 선풍기, 가족사진, 같은 것들. 그리고 그 물건들은 할머니와 오랜 시간을 보냈다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어떤 ‘역할’들을 수행하고 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