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이 무거워서 꺼내야 했어>는 감독이 자신의 엄마를 인터뷰한 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낸 다큐멘터리다. 딸(감독)은 과거를 잊지 못하고, 엄마는 잊고 싶어 한다. 가족으로 함께 살았지만, 그들은 각자의 언어를 만들어 홀로 향유했다. 그들은 과거와 현재에 관한 대화를 나눈다.
어떤 경험들은, 아무리 잊고 싶어도 내 몸 가운데에 턱 박혀 도무지 소화되지도 토해지지도 않는다. 감독은 “나를 위해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뱃속 깊숙한 곳의 응어리를 짚고 넘어가야 그 다음의 작품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한다. 영화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 깊고 오래된 응어리를 끄집어낸 감독과, 나의 과거를 함께 가서 안아주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