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혁명가였던 주세죽(朱世竹)은 일제 시절 독립운동을 펼쳤던 여성 사회주의 운동가다. 1928년 일제의 감시를 피해 소련으로 피신하였으나, 오히려 간첩의 누명을 쓰고 스탈린에 의해 카자흐스탄으로 유배되었다. 이후 한국의 광복 소식을 접하고 조선으로의 귀환을 청원하지만, 스탈린의 거절로 그녀는 영영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영화는 낯선 땅에서 외로운 삶을 이어가며 끝내 과업을 이루지 못한 여성 혁명가의 꿈, 딸에게 돌아가지 못한 어머니로서의 회한을 시적인 이미지로 형상화하며, 지금은 우주기지가 세워진 광활한 대지의 이미지와 병치시킴으로써 절망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가려고 했던 여성들의 삶을 공감각적으로 체험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