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방에 사람들이 있다. 종업원 세린은 영업종료 시간만 기다리고, 단골손님 철은 추억에 잠겨 옛 연인을 기다린다. 애인이 있는 주소로 찾아온 노을 앞에는 애인의 하숙집은 없고 이 다방 건물 뿐이다.
1986년. 커피를 섞어 마시는 계란 노른자, 오래된 수화기와 레이스 커튼, 그리고 전화를 기다리는 철과 노을. 옛 다방의 엔틱한 정경과, 핸드폰이 없는 시절 하염없이 기다려야하는 철과 노을의 이야기가 마음을 울린다. 정수지 감독은 연출의도를 이렇게 밝혔다. “유행이 한참 지났지만 그 자리에서 여전히 기다리는 사람들, 그들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지금은 없는 예전 공간, 지금은 없을 상황 속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