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았다. 아버지와 헤어져 살게 된 후에는 어린 시절의 상처도 아버지에 대한 증오도 점점 잊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뜻밖의 순간에 가족에게 버림받은 아버지의 시간들을 떠올리며 혼란스러워진다. 누구나 마음 속에 비밀스러운 작은 방이 있다. 하지만 그 방의 문을 활짝 열어 보여주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장나리 감독의 <아버지의 방>이 인상적인 이유는 바로 그 방문을 활짝 열어젖혔다는 것, 그리하여 ‘개인의 기억’을 ‘모두의 이야기’로 만들어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오직 그림과 빛, 소리만으로. 가족이란 ‘남몰래 갖다 버리고 싶은 존재’라고 했던가. 격렬하게 증오하고 또 격렬하게 연민하며 그렇게 상처를 주고 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가족’에 대한 강렬한 아포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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